정 운 섭 회원 (대전광역시4-H연합회)
공업고등학교를 나와 뒤늦게 농업에 뛰어든 후 모든 어려움을 4-H활동을 통해 극복하고, 이제 튼튼한 영농기반을 바탕으로 미래의 대 농장주의 꿈을 키워가는 4-H인이 있어 주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 화제의 주인공은 대전광역시4-H연합회 정운섭 연장회원(대덕구 이현동 190)으로 후배들과 항상 고락을 함께하고 있다. 2004년 대전시연합회 부회장을 끝으로 지도자의 길을 밟아야 했다. 그러나 4-H활동에 푹 빠진 정 회원은 남보다 4-H생활을 좀 더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후배 회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4-H활동을 늦게 시작한 만큼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후배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4-H에 전념하고 싶습니다”고 말하는 정 회원은 “현재의 내가 있게 해 준 것이 4-H회이자 동료들이기 때문에 무척 애착이 가서 이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습니다”고 들려준다.
토마토 현장판매로 소득 높여
1996년 뒤늦게 영농에 뛰어들고 그 다음해 4-H회에 가입한 정 회원은 98년 시설채소로 비닐하우스 2145㎡에 토마토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도시근교이므로 1년에 두 번 재배하여 모두 현장에서의 판매가 가능해 판로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수도작 1만3200㎡와 일반 밭농사 3300㎡에 청양고추를 심어 가꾸는 정 회원은 지난해에는 가격이 그런대로 맞았으나 올해는 시세가 없어 출하하지 않고 붉은고추를 만들고 있다. 전체적으로 공급 과잉인 것 같다고 진단한다.
“토마토는 10년간 100% 현장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 옆에 원두막을 짓고 대전시민들의 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원두막 주변에 감나무와 자두나무 등 각종 과실나무와 청정 채소를 키워 언제나, 누구나 따 먹을 수 있도록 하다보니 단골도 많이 생겨 택배판매와 주문판매로 애로는 별로 없습니다”고 들려준다.
지난해 4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는 정 회원은 올해 그의 반인 2000만원의 소득을 예상하고 있었다. 시세와 경기가 없는데다가 비료가 140% 인상되었고 비닐과 농약도 각각 100%가 오르는 등 자재비가 대폭 인상됐기 때문이다. 투자에 비해 너무 소득이 없다보니 의욕마저 꺾이는 것 같다고 하소연이다. 계속 이 일을 해야 하는지 회의가 생기기도 한다고 한숨이다. 그러면서도 4-H정신으로 극복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자문자답이다.
“전기와 기계 관련 분야에서 일하다 영농에 정착하게 되었을 때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 때 인력육성담당 구근우 선생님을 만나 4-H와 인연을 맺게 된겁니다. 이 활동을 통해 농업지식과 정보를 얻고, 가장 귀중한 선배와 후배들을 만나게 된 것이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죠”라고 들려주는 정 회원은 “이제 4-H활동으로 얻은 것을 4-H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큰 의무입니다”고 말한다.
농촌체험마을 만들기에 힘 쓸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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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근우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 인력육성팀장과 정운섭 회원이 아끼는 자두밭에서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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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4-H연합회 총무와 부회장을 역임한 정 회원은 96년 시설채소 분야 농업경영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 회원은 이현동이 올해 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되어 마을 농업 전체를 체험관광농업으로 이끌기 위해 마을 어르신들과 협의 중에 있다. 광역시의 단점이 영농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공동브랜드를 가질 수 없는 것이라며 그래도 체험마을 추진과정에서 브랜드화와 작목의 다양화에 앞장 서 보겠다는 각오도 보인다.
수명기간이 5년인 비닐이 3년만 쓰면 다시 사서 써야 하고, 전혀 농약을 안 치던 콩과 깨도 소독을 할 만큼 최근 환경문제가 심각해졌다고 판단하는 정 회원은 그래서 유기농 조건으로 좋은 이 마을에 유기농작목반을 만들어 근교농업으로 살려보겠다고 다짐한다.
개인적으로는 농업의 관광화에 전력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했던 과일과 채소 따기가 나름대로 호응이 좋은 것을 확인했고 시민들의 강력한 권유도 한몫을 했다. 이처럼 유기농과 농업의 관광화로 농업의 어려운 현실을 미래의 생명산업으로 이끌어 보겠다는 각오를 정 회원은 다지고 있다.
함께 취재에 동행한 구근우 농업기술센터 인력육성팀장은 “부모님 모시고 농촌을 지키며 미래를 확신하는 요즈음 보기 어려운 회원이 정운섭 회원”이라며 “젊은 사람이 열심히 사는 것을 볼 때 너무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김창환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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