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5 격주간 제688호>
<학교4-H 탐방> 인문계라는 장벽을 뛰어넘어 다양한 활동 펼쳐

울산시 울주군 홍명고등학교

〈석기태 교장〉

고등학생들뿐만 아니라 한국의 모든 사람들이 숨죽이며 긴장하게 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여느 인문계 고등학교들이 다 그렇듯이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울산 홍명고등학교(교장 석기태)에도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듯 계속되는 입시준비로 인해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4-H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지만, 홍명고등학교4-H회(회장 배종화, 지도교사 이종무)는 학교설립과 발맞춰 조직돼 흙을 통해 홍명고 학생들의 정서순화와 농심 함양에 힘쓰고 있다.

다양한 체험활동 적극 참여

현재 1학년 17명, 2학년 3명, 3학년 10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된 홍명고4-H회는 2학년 회원들이 모든 활동에 참여하며 4-H회를 이끌고 있으며, 1학년 회원들은 체험활동 시 참여 가능한 인원이 함께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계발활동시간에만 진행하는 서클의 형태가 아닌, 3년 내내 활동하는 동아리로 활동하고 있다.
홍명고4-H회는 울주군에 위치하고 있는 학교의 특성을 살려 신입생 선발 시 한 반에서 울주군에 거주하는 학생을 1~2명 선발해 자신의 의사와 활동성을 살펴보고 4-H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게 된다. 계발활동시간을 이용해 4-H서약과 노래, 이념을 익히고 있으며, 이 외의 활동은 필요할 때마다 방송으로 회원들을 소집해 진행하고 있다.
“저희 학교4-H회는 다양한 체험활동에 적극 참여해서 좋아요. 다른 학교에 비해서 꾸준히 활동하는 편이죠.”
배종화 회장(2학년)은 학교에서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을 4-H활동을 하면서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2기 청소년회의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 회장은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 위원들과 만나 교제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4-H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곳곳에서 4-H활동하는 친구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었겠어요.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었지만, 리더십 캠프와 전국 학생4-H 과제발표대회 때 만나서 많이 친해질 수 있었어요. 이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워요.”

울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한 순회교육에 참가해 숯부작을 정성껏 만들고 있는 홍명고4-H회 회원들. 회원들이 올해 학교숲 가꾸기 사업으로 각종 나무를 화단에 심어 학교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회원들이 직접 꽃·나무 심어

홍명고4-H회는 올해 학교 숲 가꾸기 사업을 펼쳐 넝쿨장미와 능소화, 담쟁이를 학교 담장과 건물 주변에 심어 가꾸고 있다. 회원들과 이종무 지도교사가 직접 땅을 파서 식물을 심고 키우면서 땀의 소중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울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해상)에서 국화 67화분과 갖가지 꽃을 지원받아 작은 화단에 키우면서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잘 자란 국화는 학교 복도에 놔둬 회색빛의 학교에 조금이나마 따스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울타리에 나무를 심고, 꽃밭을 가꾸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손으로 직접 심고 난 후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라고 말하는 배 회장의 얼굴에서 당시의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홍명고등학교가 면 단위에 속해있지만 계속되는 공업화에 따라 농촌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학교 주변 마을을 탐방하며 자기 고장을 더욱 알아가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울산 주변 문화재 탐방, 전통마을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홍명고4-H회는 인문계 고등학교답지 않게 울산4-H경진대회, 울산4-H연합회 야영교육, 전국 학생4-H과제발표대회 등 울산 및 중앙단위4-H행사에 모두 참여하며 울산 학교4-H회 활동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런 활동들을 인정받아 지난 5월 청소년의 달에 우수회원을 대표해 배종화 회장이 상장을 받았다.
“이렇게 대외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석기태 교장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이 지도교사는 “회원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학업성적도 뛰어난 회원들이 많기 때문에 4-H활동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졸업생 중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한 회원이 있을 뿐 아니라 올해에도 서울대학교에 수시를 넣고 결과를 기다리는 회원이 있다고 한다.

한 해 동안 정성을 다해 기른 국화가 회원들의 마음만큼 잘 자랐다. 학교 복도에 전시해 국화향을 나누고 있다. 홍명고4-H회는 과제 활동의 한 방법으로 교내 학예회 때에 학교 주변 식물을 채집해 전시한다.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4-H회

학교가 성적 위주로 학생들을 교육시키면서 교사의 입장에서 교육의 본질인 전인교육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갖게 됐다는 이 지도교사.
“회원들이 4-H활동을 통해 농촌과 도시가 함께 어우러져 가는 것을 깨닫고, 공동체 의식을 느끼며, 체험활동을 통해 흙의 귀중함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 지도교사의 바람처럼 홍명고4-H회 모든 회원이 흙을 통해 농촌의 든든한 지지자로써 이 시대를 올바로 이끌어 나가는 참된 리더가 되길 소망한다.
 〈오상록 기자 evergreen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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