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01 격주간 제687호>
<지도자탐방> 4-H정신으로 야산을 감나무 숲으로 일군 정열 지도자

<농장에 설치된 모노레일을 타고 감나무를 살펴보는 곽영구 지도자.>
곽 영 구 이사 (대구광역시4-H본부)

저 멀리 노랗고 붉은 점들이 산 전체에 촘촘히 흩뿌려져 보였다. 들판사이로 차 한대가 가까스로 지나갈 좁다란 길을 따라 들어서니 발갛게 잘 익은 감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감나무 숲이 눈앞에 펼쳐졌다. 노랗고 붉은 점들은 바로 가을 햇살에 익어가는 단감이었다. 감나무 숲으로 좀더 들어가니 곽영구 지도자(61·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면)가 친근한 얼굴로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곽 지도자는 고등학생 때부터 4-H와 인연을 맺어 1968년 23세에 달성군 연합회장을 역임하는 등 평생을 4-H정신으로 살아왔다. 그 당시 현재 최성길 경상북도4-H후원회 회장, 김희도 대구광역시4-H본부 회장 등과 함께 가장 열정적으로 4-H활동을 했다고 한다. 또한 곽길영 전 한국4-H연맹 사무총장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곽 지도자는 대구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0년대 황민영, 임수진, 김일수 씨 등과 함께 농촌문화연구회에 참여하여 활동하기도 하였다.

야산을 개간하여 농장 일궈

그 후 자영업을 하다가 50대에 들어서야 귀농을 준비해 감나무 과수농장을 시작했다. 야산을 개간하여 자신의 농장을 일구겠다는 꿈을 늦게나마 실현해보고 싶었다는 곽 지도자는 현재 감 농장 3만3000㎡(1200그루)와 벼농사 2만3100㎡를 경작하고 있다. 다소 뒤늦게 시작한 농업이지만 이제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탑프루트 과수농가로 선정되어 감나무 전문농업인이 되었다.
10월말부터 11월 서리 내리기 전까지 수확하는데, 1년 수확량은 일반적으로 15㎏짜리 4000상자 정도 되며, 대부분 저장하여 2월 설날대목에 많이 출하하고 있다. 감의 판로는 농협 공판장을 주로 이용하고, 올해부터는 서울 하나로마트와 현대백화점과 계약체결을 진행 중이다. 10월부터 수확한 후에는 3월까지 출하준비와 판매작업을 하고, 그 후에는 전정, 거름주기, 잡초제거 등 과수농사가 일년내내 바쁘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연 순수익이 4000~5000만원 정도라고.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농업인이 되어야

‘모든 농작물이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는 말이 있듯이 곽 지도자는 감나무 한그루 한그루에 정성을 쏟고 마음을 쏟아왔다고 한다. 10년 이상 제초제를 쓰지 않고 최대한 저농약으로 생산하고 있다. 곽 지도자는 “제초제를 사용하면 땅속 미생물을 오염시키고 나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오히려 잡초를 활용하면 거름을 만들 수 있고, 멀칭효과도 있으며, 또한 잡초 뿌리가 산소를 공급해줘 결국 감나무를 더욱 튼실하게 자라게 한다”고 말했다.
“남들과 똑같이 하면 안 되고 특별한 것으로 소비자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곽 지도자는 ‘농산물 리콜제’를 하고 있다. 농산물은 생물이기에 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리콜을 하여 소비자에게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광역시4-H본부를 이끌어가는 김희도 회장(가운데), 최경환 사무국장(왼쪽)과 함께 한 곽영구 이사.>
최선을 다하면 4-H 활성화 기회 올 것

  “농촌현실과 마찬가지로 4-H상황도 예전보다 더 열악하고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항상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다 보면 또 기회가 주어집니다.”
4-H후배 회원들에게 한마디 당부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곽 지도자는 묵묵히 땅과 함께 생명을 키워가는 4-H정신을 얘기하였다.
대구광역시4-H본부 이사로 활동하지만 농장 일이 바빠서 많이 참여하지 못해 미안해하는 곽 지도자는 앞으로는 4-H활성화, 특히 후배 영농4-H회원들을 도와주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하였다. 4-H현역시절부터 ‘항상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자’라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오는 곽 지도자는 겸손하면서도 성실한 4-H지도자였다. 곽 지도자의 성실하고 겸손한 삶의 자세는 우리 4-H회원들이 꼭 배워야할 덕목일 것이다. 〈김병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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