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5 격주간 제686호>
<영농현장> 한우와 감 농사 연계한 관광농원 꿈 꼭 이룰터

김 경 철 회장  (대구 달성군4-H연합회)

“제가 농사를 시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 길을 결정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젠 제 길이 됐죠.”
김경철 대구광역시 달성군4-H연합회장(26세·대구 달성군 유가면)은 일반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체육학과 진학을 준비, 대학 체육학과 등록까지 마친 상태에서 아버지의 권유로 등록을 포기하고 2003년 한국농업대학 과수과에 진학해 본격적인 농업인의 길을 걷게 됐다.
현재 김 회장은 1만3200㎡의 감 과수원을 운영하는 동시에 한우 80두를 키우며 부농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감 연간 20~30톤 수확

김 회장은 1300주가 넘는 감나무에서 연간 20~30톤의 감을 수확하고 있다. 감나무는 3년생에서부터 10년생이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감은 서촌조생과 상서조생, 부유 3종류를 키우고 있으며, 서촌조생 감은 추석 때에 맞춰 수확을 모두 끝냈다. 지금은 10월말까지 상서조생을, 11월까지 부유를 수확하게 된다. 서촌조생은 수확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다른 감나무의 꽃가루 받이를 위해 심은 수분수의 역할을 하고 있다.
12월부터 2월까지 감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거름을 주게 되는데, 이 때 주는 거름은 화학비료가 아닌 김 회장의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를 거름으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감나무의 껍질을 벗겨 관수와 병해충 방재를 해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한다. 봄과 여름에는 한 가지에 꽃봉오리가 너무 많이 달리지 않도록 꽃을 잘 솎아 조절해 여러 감이 달려 영양분이 분산되는 것을 막아 좋은 품질의 감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가뭄이 심해 관수에 신경을 썼다고.
이렇게 수확한 감은 청과시장에서 15kg 1상자 당 3만5000원씩 경매되고 있다. 올해는 날씨가 좋고 태풍도 없어서 많은 물량의 감이 쏟아져 나와 경매가격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김 회장. 이보다 더 가격이 낮아져 수익이 맞지 않을 때는 김 회장의 집에 있는 저장창고에 넣어두게 되는데, 저장창고에는 20~30톤가량을 저장할 수 있다. 또한 달성군이 지원하는 인터넷 쇼핑몰 ‘참달성(www.chamdalseong.com)’에서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으며, 경매와 인터넷 쇼핑몰 판매로 연간 4000만원의 조수익을 내고 있다.
“감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판로확보죠. 물건을 내어놓고 싶어도 제가 원하는 가격에 판매하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고품질의 감으로 판로를 지속적으로 뚫어낼 것입니다.” 아직 어리지만 다부진 농사꾼의 기질을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2003년부터 부친과 함께 감 농사뿐만 아니라 한우도 함께 키우기 시작한 김 회장은 한우를 20두에서 현재 80두까지 늘려놓은 상태다. 축사에는 햇빛이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썬루프를 달아놔 축사가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한우에게 주로 짚을 먹이고 있으며, 어린 송아지 등 비육 전기인 한우에게는 콩비지와 축협 배합사료를 8:2의 비율로 섞어 주고 있다.

4-H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 한우를 200두까지 기르겠다는 포부를 가진 김 회장이 아버지 김상영 씨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일관사육의 형태로 축사를 경영하고 있는 김 회장은 축협을 통해서 한우 판매를 하고 있으며, 연간 3000~4000만원의 소득을 이끌어내고 있다.
“집 앞에 있는 과수원 3300㎡를 정리하고 축사로 전용할 계획입니다.” 부농의 꿈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한우를 200두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하는 김 회장. 또한 집 앞에 자신이 경영하는 식육점을 만들어 김 회장이 키워낸 소를 직접 판매해 소비자와 직거래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펜션 단지를 조성, 과수원과 연계해 방문객들이 감 수확 체험을 하며 쉬어갈 수 있는 관광농원을 꿈꾸고 있다.
“3년~5년 후면 농업 기반을 완전히 닦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날이 참으로 기대됩니다.” 농사가 어려워 뒷걸음질치고 있는 사람이 많은 이 시기에 큰 포부를 품고 모든 일을 추진해 나가는 김 회장에게서 농촌의 희망이 보였다.

관광농원 조성할 것

고등학교 때부터 학교4-H회 활동을 해왔던 김 회장은 2005년 한국농업대학을 졸업하면서 본격적인 4-H활동을 시작했다. 작년 달성군 부회장으로 달성군연합회를 이끌었던 김 회장은 올해 리더십 배양교육, 청소년의 달 행사, 야영교육 등 많은 행사를 주관했다. 특히 학생회원과 함께 하는 행사에서 영농회원들이 학생회원들을 지도하고 이끄는 지도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해, 학생회원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갖도록 했다.
“4-H는 저에게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줬고, 선진영농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올해 초 호주·뉴질랜드 해외연수에 참가한 김 회장은 규모화, 규격화되어 있는 그들의 영농기술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4-H를 통해 영농CEO로 추천받아 케이블 방송 M.net ‘하드보일드 원더커플’에 출연해 농업분야 이외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한다.
4-H활동을 통해 지역 선후배들과 정보교환을 하며 지역의 일꾼으로 성장하고 있는 김 회장이 지역 농업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길 기대해본다. 〈오상록 기자  evergreen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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