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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남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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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정석항공공업고등학교
인천 정석항공고(교장 최병남, 인천 남동구 용현4동)는 공업계 학생들이 4-H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정서를 기르고 있다. 학교에 들어서면 먼저 도라지 보라 꽃이 눈웃음 지으며 찾는 이를 반기고, 수십여 개의 목화화분이 눈길을 끈다.
또 수세미덩굴에는 팔뚝만큼 자란 수세미가 주렁주렁 달려있으며, 100여㎡의 온실과 그 주변에는 화분에 심겨진 10여종 320주의 국화가 가을을 기다리고 있고, 그 곁 거름더미 위에는 호박덩굴이 무성하다.
4-H회원은 모두 55명으로 최진식·황영호 교사의 지도 아래 차승환 회장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들은 농심함양을 위해 텃밭을 가꾸고, 특기과제로 허슬댄스·사물놀이를 익히며, 단체과제로 국화가꾸기에 열심을 기울이고 있다.
4-H교사와 회원 한마음으로 활동
회원들의 4-H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히 높고, 활동을 하면서 느낀 소감들도 거침없이 표현한다. “4-H회는 단합이 잘 된다.”(이정민), “인간 관계가 넓어진다.”(김태희), “참다운 삶을 배운다.”(정의혁), “농촌의 힘과 기를 느낀다.”(강희민), “정말 정말 즐겁다.”(유진성), “농작물이 자라는 걸 보면 신기하기만하다.”(신승환), “새로운 걸 많이 체험한다.”(유우영)
이렇게 말하는 회원들에 대한 지도교사의 믿음 또한 크다. “공고생들이지만 마음이 참 따뜻하고 착하다”는 최진식 지도교사는 “인천지역이나 전국 단위의 행사에 함께 참석해보면 우리 회원들이 모범적이고 단체생활도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처럼 사제지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정석항공고4-H회원들은 지·덕·노·체의 4-H이념을 생활 속에 깊이 체득하고 있다.
정석항공고가 4-H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83년으로 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지난 96년부터 4-H회를 지도해온 최 지도교사는 올해로 13년째를 맞고 있다. “처음 3년 동안은 농촌봉사활동을 통한 농촌체험을 했다”는 최 교사는 “농민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밥까지 직접 해먹으면서 활동했다”고 한다. 또 이런 회원들의 활동에 선배들이 찾아와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면서 4-H회의 저력을 느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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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회원들에게 배추를 심는 방법에 대해 시범을 보이고 있는 구훈서 교감과 최진식·황영호 지도교사.> |
<배추를 심고 난 회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 뒷받침돼
최 교사와 함께 4년 전부터 4-H회를 지도하고 있는 황영호 교사는 이 학교 4-H회원 출신이다. 선배이자 교사로 앞장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황 교사를 회원들은 스승이자 형님처럼 따르고 있다.
4-H회는 2003년에 교내에 4-H동산을 조성하고 야생화 등을 심어 가꿨다. 이후 교내에 회양목과 영산홍, 낙엽송, 배나무 등 200여 그루를 심었고, 기회가 닿는 대로 인천광역시농업기술센터에서 꽃나무를 지원받아 화단에 심고 가꿔나갔다.
또 2004년에는 센터와 함께 ‘생활원예가꾸기 시범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은 나무들도 크게 자라서 사계절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한국4-H지도교사협의회 교육훈련이사를 맡고 있는 최 교사는 “중앙단위 문화체험활동을 더 많이 펼쳐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내 4-H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4-H회원들이 전국적인 행사에 참가해 타 시도와 교류를 넓히고 보람과 긍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교사와 회원이 하나가 되어 4-H활동을 활발하게 펼칠 수 있던 것은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병남 교장과 구훈서 교감은 4-H교사들보다도 더 적극적이다.
구 교감은 공학박사이면서도 농업에 조예가 깊다. “학교환경을 아름답게 만들어 학생들의 정서를 함양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우리 학교는 4-H회가 학생들의 인성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학교 한편에는 부엽토, 돈분, 계분 등이 작은 언덕처럼 쌓여 있는데, 텃밭과 국화가꾸기, 화단 등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자칫 ‘이 공업고등학교에는 농학과도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취재를 위해 이 학교를 방문한 날, 4-H회원들은 70여㎡의 텃밭에 가을배추를 심고 고추를 땄다. 구 교감이 직접 호미를 들고 배추를 심는 요령에 대해 교육을 하기도 했다.
그는 국화를 종류별로 키우는데도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다. 학교로부터 국화가꾸기와 사물놀이 과제활동에 연 300~500여만 원의 예산도 지원받고 있다.
5년 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목화는 7월말부터 9월초까지 청순한 홑겹의 하양·분홍 꽃을 피워 정취를 더한다. 목화씨는 인천의 다른 학교에도 보급을 하고 있다.
국화는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관심을 가져야만 아름다운 꽃을 얻을 수 있어 회원들은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만 아름다운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배우고 있다. 10월 말에 열리는 학교 예술제는 국화전시와 함께 허슬댄스, 사물놀이로 4-H회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인천광역시4-H경진대회에서 2004년도 우수상, 2005년도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도 회원들의 땀 흘린 결실로 다음 달에 정석공고 교내에 활짝 피울 국화의 진한 향이 느껴지고 학생들의 감탄어린 환호성이 들리는 듯하다. 〈조두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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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개 화분에 심겨진 국화들이 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다.> |
<목화화분과 수세미가 자라고 있는 교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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