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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5 격주간 제68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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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 지도 현장> 회원 위해 우수 지도자 확보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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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준 태 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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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농촌개발을 위해 공직생활을 한지도 벌써 31년이 되었다. 그동안 나에게 가장 보람과 가치 있는 일을 꼽으라면 4-H회원들과 함께 하며 그들을 지도했던 일을 말할 수 있다.
5년 전의 일로 기억된다. 봄바람을 타고 밭의 두엄냄새가 솔솔 불어오는 이른 봄날이었다. “아저씨. 4-H회원이 되면 농사짓는 땅을 주나요?” 어디서 무슨 말을 듣고 왔는지 좀 당황스러웠지만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자그마한 체구에 고등학생 같았다. 학생의 상담내용은 4-H회에서 운영하는 영농체험에 참여하고 싶었던 것이었고, 뒤 따라온 학생 어머니와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중학시절부터 소년원생활을 경험했고, 겨우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학교에서나 집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학생이었다. 일단 학생회원으로 가입시킨 후 5㎡ 남짓 되는 실습포장을 배정해 주고, 고추, 상추, 열무 등을 심고 가꾸도록 해주었다.
그해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선생님 풋고추 좀 드릴까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학생회원이 사무실로 찾아온 것이다. 고추가 너무 많이 달려 나눠 먹기로 했다며 비닐봉지에 풋고추를 담아온 것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마음이 담겨서 그런지 풋고추 맛이 달디 달았다. 더욱이 아저씨에서 선생님으로 호칭이 바뀌는 순간의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주말이면 친구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밭에 나가 채소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너무 즐거워하고, 방과 후 혼자 밭에 나가는 버릇까지 생겼다고 한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정서적 안정을 되찾고 2학기에 접어들면서 모범학생으로 거듭나게 됐고, 꿈도 꾸지 못했던 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했다. 심은 대로 거두는 농심의 진리를 6개월 남짓 경험하며 변화된 이 아이의 모습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4-H는 실천적 학습이며, 스스로의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사회교육이다. 자연과 농업, 농촌사랑을 기초로 지·덕·노·체의 이념을 실천하며 지역사회와 나라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시대적 패러다임과 사회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서 4-H이념과 가치가 달라질 수는 없다. 4-H는 어느 청소년단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념과 모토를 갖고 있다. 이에 걸맞게 회원들을 지도할 수 있는 열정적이고 사명감 있는 지도자 확보가 절대 필요하다.
인천시 학교4-H회만 보더라도 41개교 1777명의 학생회원과 73명의 지도교사가 활동하고 있다. 2004년 전국 최초로 인천광역시교육청과 협의하여 청소년단체로 등록하고, 4-H육성에 혼신을 다하는 지도교사들에게 가산점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 많은 지도교사들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학교별 영농체험 학습포 운영과 농업전통문화를 계승 보전하는 등 다양한 과제활동을 위해 지방비로 우수학교당 200만원을 매년 지원하여 학교 내에서 4-H회원들과 함께하는 체험학습 기반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지금 우리는 정치·경제적·사회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이 나라와 민족을 이끌어 갈 주인인 회원들을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이끌어 줄 지도자의 확보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
〈인천광역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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