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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5 격주간 제68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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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교사 이야기> 사람 만들기에 앞장서는 4-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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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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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학교를 다닐 때 4-H를 처음 접하게 됐다. 당시 동네 오빠 또래의 청년들이 마을의 모정에서 어른신들 앞에서 간단한 노래와 춤으로 공연했었고, 때로는 우리들에게 공부도 가르쳐줬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2005년, 부안여자상업고등학교에 부임해 환경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업무와 관련이 있는 4-H를 담당하게 됐다. 처음 4-H를 담당하게 되면서 ‘아직도 4-H가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식물과 화초를 키우는 것을 좋아하고, 노작활동을 즐겨하는 나의 성격과 4-H의 자연사랑, 농촌사랑 정신이 잘 맞아떨어져 4-H활동에 흥미를 갖게 됐다.
4-H를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활동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부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지도해주는 토피어리, 분경, 풍란숯부작, 유리수경정원, 테라리움 등의 과제활동과 오디따기, 감자캐기, 고구마캐기 등의 농촌체험활동에 참가하면서 재밌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됐다.
또 기회가 될 때마다 4-H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회원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지도교사연수, 회의 등에 열심히 참가했다. 처음에는 4-H가 논밭에서 일하는 활동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덕·노·체 4-H이념이 우리가 생활하는 전 영역에 관련될 뿐 아니라 ‘사람 만들기 운동’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 우리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이념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4-H이념이나 조직체계 등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다. 하지만 우리 회원들과 함께 열심히 보고 들으면서 배워나가고 있다.
우리학교4-H회는 지도교사인 나도 여자고, 모든 회원도 여자다 보니 어딘가 모를 끈끈함이 있다. 가끔씩 회원들이 엄마 같다면서 내 품에 안길 때 편안함을 느낀다. 지도교사를 하면서 느끼는 또 다른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요즘 아이들은 담임교사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적을뿐더러 다른 교과목 선생님과 깊은 유대감을 갖기 어렵다. 하지만 4-H회원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고, 3년 동안 살을 부대끼며 정을 나눌 수 있어 큰 축복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4-H회원들을 지도하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실용성이다. 4-H활동이 회원들의 취미활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회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아이들은 압화를 단체창업활동 아이템으로 정해 학교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작품만들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압화 작품은 부안여상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올려 회원들에게 창업마인드를 형성해 졸업 후 창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야생화 심기, 국화 기르기, 토피어리, 댄스 등 다양한 과제교육을 실시해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식만을 강조하는 교육현실에서 청소년의 전인적 성장과 건전한 민주시민 양성을 목표로 하는 4-H활동이 더욱 활성화되길 소망한다.
〈전북 부안여자상업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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