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01 격주간 제681호>
<영농현장> ‘생산부터 판매까지 어우르는 기업’ 만드는 것이 꿈

정 진 구 회장  (충북4-H연합회)

“농업은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돈 벌 수 있는 것이 많이 보이는 산업입니다. 축산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남들과 똑같이 하면 지금까지의 어려움 답습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라고 말문을 여는 정진구 회장(충북4-H연합회·음성군 맹동면 봉현리)은 모든 일에 자신감이 있었다.
동선을 짧게 하고, 기계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우사를 설계하는 등 노동력을 줄여 생산비를 절감하려는 노력이 목장 곳곳에 배어 있다. CCTV를 설치해 도난방지는 물론 컴퓨터와 연결해 타지 또는 외국에서도 원격관리를 하는 시스템의 도입은 물론이고, 원형곤포사일리지를 통째로 주어 일주일에 한번만 주도록 하고 우사를 개방식으로 지어 우분처리 기간을 늘리는 등의 ‘생각의 전환’은 생산비 절감으로 바로 이어진다. 또한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쓰는 생산일지는 손해와 흑자를 한눈으로 볼 수 있게 하고 나아가 다음의 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있는 기초로 활용하고, 목초지와 절임배추 재배의 작부 시스템 운영과 벼 재배를 통한 맛 좋은 쌀 생산 및 조사료의 확보는 경영 측면에서의 ‘생각의 전환’에 해당된다.

농업은 돈 벌 수 있는 기회 많은 산업

올해 3월 한국농업대학 축산과 동기인 정성전씨와 결혼한 정 회장은 축사 3630㎡에 한우150두를 사육하고 이 중 번식우가 60마리로, 번식에서 비육까지 일관사육을 하고 있다. 목초지로 활용하는 1만9800㎡는 전반기 목초재배와 후반기 절임배추를 위한 배추를 재배하고 있다. 또 쌀의 생산과 조사료 확보를 위해 수도작도 6만6000㎡나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 김장배추 재배에서 얻은 판로의 자신감으로 올해는 배추를 재배해 절임배추로 판매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절임배추는 농협의 하나로마트와 개인 마트에 이미 계약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판로는 올해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올해 배추를 절여서 판매하는 이유는 절임을 하기 위해 배추를 다듬을 때 나오는, 일반적으로 쓰레기로 버려지는 시레기를 사용하기 위해서 이다. 이것을 이용해 김장을 담그고 이를 사료에 섞어 소에 먹여 앞으로 ‘브랜드 고기’를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이 그 속에 녹아 있다. 고급고기도 생산하고 쓰레기도 없애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
전국적으로 별로 많지 않은 완전 개·폐형축사 2640㎡(990㎡는 기존 축사)를 직접 설계한 정 회장은 우리와 우리 사이를 큰 기계가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예로 원형곤포사일리지를 기계로 통째로 주어 소들이 일주일씩 먹도록 해 인건비를 절약하고 남는 시간을 소를 돌보는데 투여하고 있다.
올해 사료 값은 오르고 소 값은 내려 지난해만 못할 것이라고 진단하는 정 회장은 소와 배추 키우기도 힘든데 벼농사를 고집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축산 폐기물은 버리면 투기로 많은 제약을 받지만 조금의 노력으로 논과 밭에 퇴비로 활용하면 폐기물 처리의 어려움도 해결하고 나아가 맛 좋은 쌀과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데 왜 그만두겠습니까?”, “이런 농법이 자연에 순응하는, 최근 많이들 얘기하는 자연농법이 아닐까요?”라고 말이다.

부친도 참께 다수확 왕 뽑혀

<좌로부터 함께한 음성군농업기술센터 한근수 팀장과 정진구 회장, 음성군4-H후원회 윤달헌 부회장.>
주변에서 “역시 배운 사람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라고 칭찬받는 정 회장이 4-H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0년도에 한국농업대학을 입학하고 부터이다. “영농정착을 위해서라면 역시 4-H활동이 중요하다”라는 아버지 조용진(55)씨의 조언에서 비롯됐다. 부친도 4-H생활을 했고 그 시절에는 ‘참깨 다수확’으로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본격적인 활동은 2002년 학교를 졸업하고 음성군4-H연합회 활동을 하면서부터이다. 일반회원 활동에 이어 2006년 군 연합회 총무를 거쳐 2007년 회장을 역임했고 올해 충청북도4-H연합회장으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정 회장은 음성군 회장 때에는 회원을 정비해 정말 활동할 수 있는 회원 24명을 확보했고, 공동과제포로 벼농사 6600㎡와 감자 990㎡를 운영했다. 과제포의 운영은 도시사람을 초청해 손모내기와 감자심기를 체험케 했고 수확 때도 초청해 함께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후에 ‘음성 알리기’에 힘썼다며 관내 기관장들로부터 연합회가 많은 칭찬을 들었다.
도에서는 선후배 화합행사를 개최했고 청주 KBS 3주년 행사에 야생화 부스를 만들어 4-H활동을 홍보했다. 특히 정 회장은 회원들이 열심히 영농에 종사하면서도 농장이름이 없는 것에 착안해 1차적으로 시·군당 1명씩 ‘농장명패’를 전달하기로 했다. 후반기에는 배추과제포도 운영해 볼 계획이다.
이같이 모든 면에서 앞서가는 정 회장이 가장 앞으로 해야 할 일이 판매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대개 유통에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생산자는 많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정 회장은 “앞으로 한우를 500두에서 700두까지 확대하여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두를 어우르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김창환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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