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5 격주간 제680호>
<영농현장> “특허 등록한 재활용 사료로 경쟁력 높일 것”

정 봉 우 사무국장  (부산광역시4-H연합회)

찌는 듯한 여름더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우렁이와 함께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정봉우 부산광역시4-H연합회 사무국장(24·사상구 모라동)을 만났다. 서글서글한 얼굴과 구수한 사투리, 앳된 모습이었지만 아버지 정명철씨(48)와 함께 우렁이 양식을 해온지도 벌써 3년이 됐다.
토양개량 광물 분야에서 일을 하던 부친이 우렁이를 이용한 쌀 재배 현장을 접하면서 우렁이의 매력에 이끌려 사업을 준비하고, 2005년 본격적인 우렁이 양식에 뛰어들게 됐다. 현재 정 사무국장은 부친에게 우렁이 양식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배우며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우렁이 양식의 가장 큰 관건은 바로 토양입니다. 사료를 주면 가스가 발생해서 양식 환경이 나빠집니다.” 정 사무국장은 가스를 제거하기 위해 황토 등의 광물을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광물을 뿌려주면 우렁이 육질 맛도 좋아질 뿐더러, 우렁이의 성장도 빨라지고, 병이 생기지 않아 폐사율이 낮아진다고 한다.
우렁이 양식은 성패(어미우렁이)가 된 우렁이가 알을 부화하게 되면 그것을 채취해 부화장에서 임의적으로 부화시킨다. 부화장에 들어간 알은 15일 정도가 되면 우렁이가 되는데, 이것을 물에 넣어 3개월 정도 기르게 되면 성패로 성장한다.

재활용 사료로 특허등록

현재 우렁이 양식에 사용되는 일반 사료는 가격이 1만원이 넘어 우렁이 양식 농가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래서 정 사무국장은 우렁이 폐각(우렁이 살을 빼고 남은 찌꺼기)을 갈아서 다른 제품과 섞는 재활용 사료를 만들어 작년 7월 22일자로 특허등록을 마친 상태다. “사료 조합기를 직접 제작해야 하는데 그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기계만 만들고 나면 사료값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가격 경쟁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렇게 제작한 사료를 사용할 경우 더욱 질 좋은 우렁이로 키워낼 수 있어 그만큼 기대가 크다고 한다.
우렁이 양식을 하는 농가가 많이 있지만 판로문제가 안전하다면 그 어떤 작물보다 경쟁력이 좋다. 정 사무국장이 양식한 우렁이는 우렁이 쌀을 재배하는 농가에 친환경 자재로 판매되고 있으며, ‘홈 플러스’ 등과 같은 대형마트에 우렁이 살을 납품하며 그 입지를 탄탄하게 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책임감 있게 감당하고 있습니다. 납품도 잘 하고 있고요. 현재 모습 그대로 꾸준히 일을 해나가면 좋겠습니다.”라며 정 사무국장을 격려하는 부친의 모습에서 깊은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회원에서 영농회원으로

부산 동래원예고4-H회에서 봉사활동, 농촌체험, 환경관련 과제활동을 하며 4-H활동을 시작한 정 사무국장은 한국농업대학에 입학해서도 4-H회에 가입해 지속적으로 활동했다. 입학하자마자 부회장으로 선출됐으며, 3학년 때는 회장직을 역임하며 대학4-H의 중심에 섰었다. 특히 전라남도 해남에서 경기도 파주까지 걸어가는 국토대장정에 회원들과 함께 참여했었고, 회원의 가정을 방문해 일손을 돕는 등 많은 활동을 이끌어왔다. 작년 2월 한국농업대학을 졸업하면서 바로 부산4-H연합회에 가입해 영농회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정 사무국장은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것, 내 것을 베풀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껴 학생회원에서 시작해 영농회원까지 지속적으로 4-H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4-H의 매력을 설명했다.
학생회원 때에는 단체 속의 구성원으로 행동하며 4-H활동 반경이 크지 않았지만, 영농회원이 된 지금은 4-H회를 만들어 가고, 학생회원들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야영대회에 참석하면 학생회원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은데, 학생회원에서부터 모든 과정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이야기도 잘 통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학교 졸업 후에도 4-H활동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설득하며 함께 어울리는 것이 보람 있고, 재미있다는 정 사무국장.

<부산광역시 농업기술센터 엄영달 계장(왼쪽)과 부친 정명철씨(오른쪽)와 함께.>
4-H활동 알차게 이뤄져야

정 사무국장은 “4-H행사가 크게 열리는 것도 좋지만 알차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학생회원이나 영농회원을 억지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 진정한 4-H의 매력이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4-H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어린 나이지만 4-H활동을 하며 4-H를 향한 열정을 키워온 정 부회장은 기회가 된다면 부산광역시4-H연합회장, 그리고 중앙단위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항상 자신의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정 사무국장에게 우리 농촌과 4-H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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