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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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수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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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왜 이렇게 빨랫줄이 많아요? 여기를 둘러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빨랫줄 뿐이네요.” 빛고을 광주광역시에 자리 잡은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고광수)를 찾은 방문객이면 한번쯤 했을 법한 질문이다. 배구 잘 하기로 유명한 학교이지만, 네트가 모자라 빨랫줄을 쓰지는 않을 테니 더욱 궁금증이 커져만 간다.
“미관상 좀 지저분해 보일지는 몰라도 우리 4-H회원들이 과제활동으로 천연염색을 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보물입니다.”라는 김재호 지도교사의 말에 금방 이해가 간다.
5개 영역에서 4-H활동 고루 실천
1986년 광주광역시에서 처음 조직된 송원여상4-H회(회장 최진애·3학년)는 20년이 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동아리답게 120명의 4-H회원이 실천으로 옮기는 과제활동의 모습도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학교 계발활동 시간과 휴일을 이용하여 1인 1과제와 단체과제를 이수하고 있다. 2004년부터 5개 영역으로 과제를 나누어 천연염색, 비즈공예, 코스프레 및 애니메이션, 도자기 만들기, 사군자 그리기 과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1년 동안 과제를 실시해 학교 축제인 향원제, 교육청 주관으로 열리는 직업교육박람회와 창업박람회, 지역축제인 광주 빛축제 등 여러 행사 때마다 황토를 이용해 만든 작품과 비즈공예를 전시해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4-H활동은 회원들의 과제학습 그 자체로서 의미뿐만 아니라 취업과 진학, 창업을 준비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에는 학교가 속한 구(남구청) 주민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천연염색과 도자기 실습교육을 마련해 4-H활동 영역을 교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로까지 확대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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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여상4-H회원들이 직접 천연염색한 것들을 광주광역시 벤처창업대전에서 선보였다.> |
<우리음식 만들기 체험교실에서 먹음직스런 김치와 떡에 대해 설명듣는 회원들.> |
교내 최고 인기동아리로 자리매김
송원여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아리를 꼽으라면 단연 4-H회다. 2002년부터 6년간 내리 4-H회장이 전교 학생회장을 맡을 만큼 인기 못지않게 실력으로도 그 능력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올해에는 한국4-H본부에서 주관하는 제10회 한국4-H대상에서 전국에서 올라온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당당히 본상을 수상해 학교 영예를 빛내기도 하였다.
“송원여상4-H회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면에는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는 교장선생님의 뒷받침이 큰 보탬이 되고 있다”며 김재호 지도교사는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회원들이 키우는 꽃에 물을 주며 농을 건네기도 하고, 황토물을 입힌 천연염색 재료를 말리기 위한 빨랫줄을 회원들과 함께 치는 모습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여러 동아리가 교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별도의 동아리실을 두고 운영하고 있는 곳은 4-H회가 유일하다. 수시로 모임도 갖고 계획을 세우기도 하며 회원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이다. 교실 한 칸을 전부 동아리실로 꾸민 이 곳에는 회원들이 직접 그린 코스프레와 비즈공예 작품들로 채워져 생기가 넘쳐났다. 교장선생님의 전폭적인 지원, 지도교사의 빛나는 열정, 학생4-H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송원여상4-H회 활동상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최진애 회장은 “할머니댁이 시골이 아니라서 농촌체험할 기회가 적었는데, 3년 동안 4-H회원으로 많은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노청아(3학년), 조혜리(3학년), 박연미(2학년), 신한나(2학년) 회원은 평소 접하기 힘든 황토 천연염색은 4-H회원이 아니었다면 못했을 거라며 “타 지역 학생들과 교류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맛볼 수 있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영농철 일손돕기에 적극 나서
송원여상4-H회는 야영교육과 청소년의 달 행사, 경진대회 등 3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지난해 곡성군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야영교육에 80명이 참가하여 심신수련활동과 리더십강화훈련 등을 체험했다. 청소년의 달 행사가 무등산에서 열려 생태계 복원지 답사, 문화유산 탐방, 환경보전 캠페인 등에 적극 앞장서 무등산 정화에 힘을 쏟았다. 과제물을 전시하여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교내에 조성한 4-H꽃동산은 회원들의 농심 함양과 4-H홍보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 광주광역시농업기술센터의 협조를 받아 연 3회 교내 화단에 계절에 알맞은 꽃가꾸기를 실시했다. 꽃 육묘장 현장견학은 기술을 습득하고 꽃 가꾸기를 생활화하는데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
바쁜 영농철에는 포도봉지 씌우기와 포도껍질 벗기기, 감나무 껍질 벗기기 등 봉사활동을 통해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근심을 덜어주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며 주민들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2005년부터 광주광역시4-H지도교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김 지도교사는 “매년 4월이면 신입회원들을 선발하는데, 경쟁률이 치열해 4-H회의 인기를 새삼 실감한다”며 “청소년기를 방황하거나 잘못된 길로 들어선 학생들이 4-H활동을 통해 정서적으로 순화되고 바른 길을 찾아갈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빛고을’ 광주에서 최고로 빛이 나는 송원여상4-H회의 한결같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기를 기대해본다.
〈정동욱기자·just11@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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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여상4-H회는 우리들꽃 탐방과 같은 농촌지킴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 |
<4-H꽃동산을 가꾸는 회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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