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부 선 부회장 (경기도4-H지도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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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농촌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홍 부회장이 목장의 소를 돌보고 있다.> |
홍부선 경기도4-H지도자협의회 정책부회장(60세·화성시 마도면 고모리)은 스스로를 ‘배운 게 없는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는 “나에게는 4-H가 바로 학교였다”면서 “실천하며 배우는 4-H활동의 경험학습을 통해 영농과 삶에 필요한 지식을 익혔고 회의생활로 자신감을 길렀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영농을 천직으로 알고 농업과 농촌을 지켜오면서 경찰서방범위원, 라이온스, 새마을금고부이사장, 시의원 등으로 사회활동을 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온 홍 부회장은 그동안 자신이 속한 단체와 직책 자체가 바로 배움의 장이었다고 한다.
거의 맨손으로 시작한 영농
홍 부회장은 부모님 없이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랐다. 초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장학생으로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는데도 가정형편으로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홍 부회장은 당시 화성군 고모리 마을의 견우4-H회에 가입해 4-H활동을 하면서 강의록을 가지고 혼자 독학을 했다. 견우4-H회는 ‘어깨 견(肩)’, ‘벗 우(友)’로 ‘어깨동무를 한 친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당시 선후배들은 정말 열심히 4-H활동을 했다. 홍 부회장도 경진대회 때마다 나가서 늘 입상을 하곤 했다.
조부모가 경작하던 1320㎡의 얼마 안 되는 전답으로 농업을 시작한 홍 부회장은 20세 때 남의 땅을 빌려 비닐하우스 농사를 지었다. 초창기의 하우스였지만 상추와 엇가리배추, 알타리무우 등을 재배하다가 이후 오이와 토마토도 재배했다. 79년부터는 양돈을 시작했고, 83년도부터는 비육우와 양돈을 함께하며 영농기반을 다지면서 98년까지 오로지 농업에 종사했다.
의정활동하며 농민이익 대변
홍 부회장은 “4-H는 근대화의 밑거름이었으며, 당시 농촌의 문화를 만들어 갔다”고 말한다. 4-H를 하면서 과제기록을 하고 그 기록을 분석, 적용하는 생활습관은 평생교육으로서 자신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농장이 ‘농어민후계자 교육농장’으로 지정받아 많은 후배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교육생들에게 다른 것보다도 내가 살아온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훌륭한 교육이었다”고 말하는 홍 부회장은 기술교육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가 바로 농사꾼의 덕목이라고 말한다.
그는 농업으로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농업인도 그랜져를 타야 하고, 골프를 쳐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배워서 성공한 농업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부회장의 이런 지론은 젊은 영농4-H회원들도 귀담아 들어야 할 교훈이다.
홍 부회장은 300여두의 비육우를 기르다가 98년 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영농의 규모를 대폭 줄이게 되었다. 그는 4년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농업부문에 있어서 불합리한 점을 대폭 개선하고 어려운 농민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농지정리나 도로포장 등은 국가의 기간산업입니다. 산업공단을 조성하고 길을 내고 포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요. 그런데 농업기반에 투자한 것을 가지고 몇 억, 몇 조를 지원했다고 말합니다.” 농업과 농촌정책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그는 현재 6년째 화성시4-H지도자협의회장을 맡아 4-H회와 농업인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4-H회원의 올바른 자세 강조
지금도 각종 화성시4-H활동 현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있는 홍 부회장은 현재의 4-H활동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과거에는 4-H활동을 통해 땀을 흘리며 발전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보람을 느꼈다”는 홍 부회장은 “시대가 크게 변화하고 4-H의 추진여건 또한 달라진 게 사실”이라면서 4-H회원들에게 기본적으로 갖춰야 될 자세를 올바로 가르칠 것을 주장한다.
함께 4-H활동을 하기도 한 지옥순(55세) 여사와의 사이에 둔 2녀를 모두 키워 출가시킨 그는 “소금가마를 지고 물로 들어가더라도 믿고 따라준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말한다. ‘배운 게 없는 사람’이라면서도 아주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과 서울대농업최고위과정을 수료했으며, 반려자인 지옥순 여사는 지난해 수원과학대를 졸업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어려운 시기에 4-H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온 홍 부회장은 “지금까지 일궈온 자신의 열매들을 앞으로 보람된 데 사용하겠다”고 말한다.
〈조두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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