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군 주천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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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성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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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의 유배지와 방랑시인 김삿갓이 살았던 곳으로 유명하고, 청소년들에게는 여름철 래프팅 장소로 많이 알려진 동강이 자리 잡은 영월.
이같이 유서 깊고, 자연환경이 탁월한 충절의 고장에 네잎클로버 4-H정신을 실천하는 55명의 4-H수호천사, 바로 영월주천고등학교4-H회(교장 최종성, 회장 정은교, 지도교사 천해철)를 두근거리는 가슴을 다잡으며 찾아갔다.
주천고4-H회는 전교생 162명 중 55명의 4-H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수가 말해주 듯 강원지역 최고의 학교4-H회중에 하나이다.
사슴 길러 활동비·장학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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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회원들이 직접 길러 연간 2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사슴사육장을 청소하고 있다.> |
“농업계 고등학교(구 주천농고)라는 특성상 회원들이 자연사랑, 농촌사랑을 실천하는 데에는 4-H활동이 제일입니다”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천해철 지도교사.
천 지도교사는 원주 영서고4-H회 지도교사 시절인 지난 2004년, 한국4-H본부에서 주관하는 한국4-H대상 시상식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등 강원지역에서는 그 누구보다 4-H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지닌 선구자이다.
“교단에 서는 주 업무로 인해 하루하루가 바쁘지만 한창 사춘기 청소년들의 인성 함양에 4-H활동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되어 사명감을 가지고 지도하고 있습니다”라는 천 지도교사는 연중 교정과 학생들 내면의 푸르름을 위해 자연과 더불어 지내고 있다.
주천고4-H회는 지난 1986년에 창단했을 정도로 다른 지역, 다른 학교에 비해 꽤 역사가 깊다. 이 학교 4-H회 활동의 면모를 들여다보면 교내외 환경 가꾸기의 일환으로 연중 실시하는 ‘학교 진입로 꽃길 조성’, ‘감자 기르기’, ‘1년생 및 다년생 초화류 기르기’, ‘국화 및 야생화 기르기’등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는 활동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과제활동의 일환으로 60여 마리의 사슴을 4-H회원들이 직접 사육하고 있다는 천 지도교사는 사육한 사슴에서 나오는 녹용을 팔아 1년에 약 2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그 수익금을 고스란히 4-H회 과제활동비와 장학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학생들 스스로 땀의 결실을 느끼게 하는 것이 4-H지도교사로서 뿐만이 아니라 진정한 사도(師道)의 실천임을 잘 알고 있다”는 천 지도교사는 한편 학교4-H회가 당면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 놓는다.
교사들의 열의가 최우선시 되는 학교4-H회의 현실에 비춰 볼 때 국공립학교의 경우 지도교사의 정기적인 전근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나타난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여는 천해철 지도교사.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는 집단 지도교사체제를 운영하여 교사 한명의 전근으로 인한 4-H회 활동 저하를 최소화하고, 외부적으로는 특히 한국4-H본부에서 국공립학교 지도교사들에 대해 다양한 교육, 연수 제공과 획기적인 인센티브 부여가 절실하다”며 일침을 가한다.
농업, 농촌발전 든든한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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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H공동과제포장을 정리하는 회원들.> |
“저의 꿈은 농업계열 교사 또는 연구원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이 학교 4-H회 정은교 회장. 대학진학을 목전에 둔 생명산업자영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정 회장은 본인의 생각을 당차게 이어간다.“저희 할아버지께서 현재 영월군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으로 활동하셔서 4-H에 대해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라며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4-H회에 가입했는데요. 처음에는 꽃 가꾸기 등 환경미화활동만 하는 줄 알고 약간 실망을 하기도 했습니다.”라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여러 봉사활동과 4-H관련 단체 활동에 참여하면서 이 세상에는 나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것이 4-H회입니다”라고 얘기하는 정 회장.
특히 협동심과 단체정신을 길러 준 4-H야영대회가 가장 알차고 보람 있다며 “제가 전교 학생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데요, 4-H활동을 통해 익힌 리더십이 매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밝은 미소를 띠며 자랑스럽게 덧붙인다.
정은교 회장의 똑부러지는 심지와 언변을 되짚어보며 농촌발전의 든든한 파수꾼을 발견한 것 같아 뿌듯했다. 나아가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하는 시기의 학생회원들에게 노작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이 시대의‘참인간’으로 성장 하게끔 하는 다채로운 리더십프로그램 개발에 열정을 쏟아야겠다며 다짐해 본다.
〈정호주 기자·skyzoo74@4-h.or.kr〉
■미니 인터뷰
최 종 성 교장
“인성함양에 앞장서는 4-H의 교육철학이 요즘 일선 학교현장에서 더욱 더 빛을 발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최종성 교장.
“학교의 교육목표와 지덕노체의 4-H이념이 일맥상통하다는 것을 깨닫고 한층 더 관심을 갖게 됐다”는 최 교장은 무엇보다 따스한 마음을 지닌 미래의‘참인간’으로 성장하는데 이 학교4-H회가 앞으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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