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5 격주간 제678호>
<4-H인을 찾아> “4-H의 근성과 노력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김 환 수 부회장 (대전광역시4-H본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농사를 짓고 있는 김환수 부회장. 오이줄기를 유인하고 있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대전에서 김환수 대전광역시4-H본부 부회장(52·대전시 서구 관저동)을 만났다.
김 부회장은 1976년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20년 동안 측량기사로 직장생활을 하다 2000년에 농사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 시작할 때 두려움도 있었지만 어려서부터 부모님 곁에서 농사를 지어왔고,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기에 농업으로 뛰어들 수 있었다고. 김 부회장은 벼농사를 짓던 땅에 딸기를 키우게 되면서 시설재배를 의욕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다음해인 2001년 50cm의 눈이 쏟아지면서 하우스가 모두 무너지게 된다. 무너진 하우스를 복구하고 마음을 추슬러 계속 농사를 지었지만 2004년 다시 한 번 많은 눈이 내려 하우스를 복구한지 3년도 채 안돼 모든 하우스가 무너져 내렸다. “이런 상황이 되면 포기하고 돌아서고 싶은 생각이 커지게 되죠. 하지만 농촌이 좋아서, 농사를 짓고 싶어서 돌아온 곳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한 김 부회장은 현재 7425㎡의 하우스에서 오이를 생산하고 있다. 날씨와 상황에 따라 적게는 10~15박스, 많게는 40~50박스를 출하하고 있으며, 연평균 4000박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출하된 오이는 서울 가락농수산물시장 등에서 경매로 판매해 약 1억원 가량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김 부회장은 “요즘 기름값이 많이 올라 트럭도 운전하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은 농가에 더욱 큰 타격을 주지요. 시설재배는 워낙 많은 비용이 투자되는 농사인데 기름값까지 오르게 되니 작물을 다 뽑고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붙잡아 온 4-H정신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줬습니다.”

어려서부터 4-H활동 시작

1965년부터 기성면 가락4-H회 유년부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한 김 부회장은 중학교에 올라가 정식적으로 4-H활동을 하게 됐다. 1973년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에 면연합회 활동을 시작해 이듬해인 1974년 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4-H회를 이끌었다. 1975년에는 대덕군4-H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4-H활동에 열정을 쏟았다. 특히 어린 나이에 면연합회, 군연합회의 임원을 맡게 돼 당시에 지역에서는 유명인사였다고 한다. 군연합회 임원을 맡으면서 면연합회 임원들과 3박4일 또는 4박5일의 일정으로 지역 마을4-H회 순회를 하며 회원들을 직접 지도했다.
김 부회장은 농업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기성면 농촌지도소 기성지소에서 모 키우기 실습 등 영농현장실습을 많이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1975년 어린 김 부회장이 다수확상을 수상해 큰 이슈가 됐었다고 한다. 또한 대덕군수로부터 2만원의 장학금을 받았었다. 농업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장학금을 받는 것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었던 일이었다. 이것을 계기로 김 부회장은 더욱 4-H활동에 힘쓰게 됐다.
“4-H하면 야영대회와 회의생활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단체생활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이 그만큼 많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죠.”
김 부회장은 야영대회에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관계 맺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고, 회의를 이끌다보면 적극적인 마음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며, 여러 사람 앞에서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 기틀이 됐다고 전했다. “직장생활을 할 때나 지역학교운영위원장, 지역의 영농회장 등을 맡을 때에도 이런 것들이 다른 사람보다 앞서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라며 자랑스러워했다.

<대전시4-H회의 든든한 버팀목인 김 부회장(오른쪽)과 구근우 계장(왼쪽).>
4-H회원 위해 적극적 활동

2003년 4-H본부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김 부회장은 활동하면 할수록 옛 추억이 새록새록 기억나고 다시 마음이 뜨거워진다며 회원 야영대회, 경진대회 등 4-H행사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후배회원들을 격려해오고 있다. 4-H회원들이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하며 “몇 몇 사람들이 ‘농사나 짓자’라고 말하지만 ‘농사나’라고 말하면 안 됩니다. 사람이 아이를 키우듯이 작물을 키우는 것은 그 이상의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작물과 이야기 해야 하는 것이죠.”라며 영농회원들이 농사를 쉽게 여기지 않고 부지런히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했다. 또한 학생회원들이 흙을 통해 부지런함과 흙의 포근함을 꼭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4-H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힘’이라고 말한 김 부회장. 그 말처럼 4-H정신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내며 근성과 노력으로 살아가는 김 부회장의 모습에서 든든한 버팀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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