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01 격주간 제677호>
<4-H인을 찾아> 순수한 열정과 소신으로 함께한 4-H인생

범 태 현 사무국장 (광주광역시4-H본부)

<범태현 사무국장은 믿을 수 있는 안전먹거리를 위해 유기농 재배를 고수하고 있다.>
“4-H는 젊은 시절 농촌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할 수 있도록 저에게 큰 동기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대학 시절 그야말로 시골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한 농촌에서 팔을 걷어 부치고 봉사활동을 하며 도시와 농촌 간의 생활수준이나 문화적 차이 등을 몸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었지요.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농촌의 여건이었지만, 농민도 도시민처럼 여유로운 문화생활을 영위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신념이 가슴 속에 항상 있었습니다.”
농촌이 좋고 4-H가 좋아 지금까지 오게 됐다는 광주광역시4-H본부 범태현 사무국장(55·남구 월성동). 그의 4-H와의 첫 인연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 전남대학교 농과대학에 입학한 범 국장은 동아리활동으로 대학4-H 연구회에 가입해 봉사부장으로 4-H활동을 시작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마다 농촌봉사활동을 계획하고, 한참 일손을 구하느라 고생하는 농민들을 위해 노력봉사로 일손을 돕고, 저녁에는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며 서로 마음의 정을 나누었다.
“지금은 전국의 대학4-H회원을 다 합쳐도 160명이 될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전남대학교4-H회원이 160명이었습니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범 국장은 “지금도 4-H가 있느냐?”는 물음을 들을 때마다 “아직 4-H는 살아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고. 대학4-H가 거의 명맥만 이어져 오고 있고, 영농회원도 점차 줄어들어 학생회원의 비중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시대가 변하고 있는 만큼, 4-H도 이에 맞게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각 4-H조직 내에서 4-H이념을 실천하고 전파하며, 이러한 노력들이 모인다면 4-H가 다시 굳건히 일어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는 범 국장은 작은 것부터 찾아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길은 많다고 말한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유기농재배 고집

<범태현 국장과 기술센터 이강하 지도사.>

복합영농을 하고 있는 범 국장은 호박, 고추, 쑥갓 등 시설채소를 재배하며 수도작과 밭농사로 콩과 깨를 키우고 있다. 올해는 1980㎡(600평) 되는 하우스에 심어놓은 호박농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유기농 재배로 이루어진다.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만들어내는 일이 농사꾼이 가져야 할 의무이자 범 국장의 지론이다. 이처럼 유기농을 고집하는 소신은 농민으로서 타고난 그의 기질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웰빙식품이라고 해서 몸에 좋은 음식이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었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요즘 또다시 안전한 먹을거리가 주목받고 있어서 소비자들이 유기농 제품에도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 같다고 한다.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유기농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수확량이 적다보니 아직까지 고소득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광주광역시농업기술센터 이강하 지도사는 범태현 국장을 고지식하지만 주위 사람과 더불어 사는 마음의 여유를 가진 인간미 넘치는 분이라고 소개한다. 4-H활동에 있어서도 어떠한 정치적 목적 없이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고 한다.
올해부터 광주광역시4-H본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범 국장은 거의 활동이 없다시피 한 본부의 자생적인 활동과 기능을 점차 강화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특히 지역 내에서 4-H의 구심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회원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인식한 그는 4-H출신 선후배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설득하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재 26명의 회원을 확보하여 올해부터 회비를 걷어 소속감을 갖고 자발적인 마음가짐을 갖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학생4-H회원에 대한 장학금, 해외연수, 시연합회와 지도교사협의회에 대한 활동비 지원과 ‘광주광역시4-H인의 밤’개최 등 4-H선후배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를 만들 계획이다.
결혼예물로 삽과 호미를 교환한 범 국장은 자기 본분을 다하자는 의미에서 ‘일터로 가자’를 가훈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모두가 자기 위치에서 본분을 다한다면 희망찬 4-H의 내일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정동욱 기자·just11@4-h.or.kr〉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특집> 한국4-H대상 - 전통음악익히기 활동 - 사이버백일장 시상식
다음기사   체험·과제활동 통해 농심함양과 문제해결 능력 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