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5 격주간 제676호>
<학교4-H회 탐방> 지·덕·노·체 4-H이념이 참 잘 어울리는 학교

대전 기성중학교

<조락연 교장>

과학연구단지, 엑스포하면 떠오르는 곳. 바로 대전이다. 최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이곳에서 시골의 정취를 한껏 풍기며 4-H활동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기성중학교4-H회(교장 조락연, 회장 김대영, 지도교사 신영헌)를 찾았다.
교정에 들어서자마자 운동회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105명의 전교생이 반으로 나뉘어 이어달리기를 하는 모습이 옛 추억을 더듬게 한다. 그 자리에서 운동복을 입은 조락연 교장을 만날 수 있었다. “4-H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아이들도 순수하고 착해서 모든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고, 특히 왕따 같은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교사와 학생이 모두 4-H에 열정적이어서 보기 좋습니다”라고 4-H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4-H이념에 맞는 학습과제 선정

기성중학교4-H회는 2003년 4월 신영헌 지도교사가 학교에 부임하면서 과학계발활동의 일환으로 4-H과학부라는 이름으로 창단했다. 2, 3학년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78명이 4-H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계발활동시간에 4-H회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그 외의 시간에도 필요할 때마다 모여서 모임을 갖고 있다.
“저희 학교는 지·덕·노·체가 참 잘 어울리는 학교예요.” 임규연 부회장(3학년)은 기성중4-H회를 한마디로 표현했다. ‘지’에 해당하는 활동으로 1년에 영어단어 1200개 외우기를 하고 있다. 학생수가 얼마 안 되는 작은 학교지만, 영어단어암기를 통해 잘 준비한다면 더욱 좋은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에 모든 학생이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여름방학에 이뤄지는 과학활동은 교외로 나가서 야생화와 나무 이름을 알아보는 것으로 회원들이 자연에 대한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덕’으로는 손님을 만나면 공손하게 인사하는 공수인사를 생활화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고개를 숙인 다는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을 기를 수 있다고.

회원들이 참여하는 노작활동

기성중4-H회가 가장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 노작활동에는 야생화 가꾸기, 학교 숲 가꾸기, 닭·오리 기르기 등이 있다. 현재 기성중학교에는 3300㎡의 학교 숲이 조성되어 있다. 참나무, 도토리나무 등 20여종의 나무들로 조성된 학교 숲에는 돌을 이용해 길을 내어 지역 주민들의 쉼터로 만들어 놓았다. 이렇게 심겨진 나무에 학생회원들의 이름을 달아둬서 졸업할 때까지 가꾸는 과제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졸업한 회원들도 자신의 나무를 가꾸기 위해 자주 학교를 찾는다고 한다.
그리고 학교 입구 66㎡의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해준 39종의 화단에 야생화를 화단에 심어 4-H회원들뿐만 아니라 전교생의 정서순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다른 노작활동도 마찬가지겠지만 야생화를 심는 것은 학생들이 삽과 호미로 땅을 직접 파 야생화를 심고 물을 주며 관리한 것이어서 회원들에겐 그 의미가 더 크다. 운동회가 끝난 뒤에도 신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남아 화단정리를 하는 모습을 보며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활동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단관리로만 그치지 않고 10월에 학교 숲 가꾸기에 대한 글짓기 대회도 열어 관찰하고 느낀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교내 한 편에 마련되어있는 조그만 4-H사육장에는 토종닭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마침 사육장의 달걀에서 부화한 병아리가 나와 신 지도교사와 회원들이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직접 정성 드리지 않고 관찰하지 않았었다면 이렇게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회원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자전거를 지원, 등하교시 타고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4-H지도교사와 회원들, 학교의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신 지도교사는 흐뭇해했다. 임 부회장도 “학교 숲을 가꿔서 좋았고, 식물들에 대해 알 수 있었어요. 심신 건강에도 유익하고, 의욕도 생기고, 긍정적인 사고도 갖게 됐고요. 정말 보람 있는 활동예요.”라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운동회를 마친 후 회원들이 직접 삽과 호미로 땅을 파고 야생화를 심고 있다. 땅을 파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모든 4-H회원이 자전거를 타고 소풍을 떠나고 있다. 몸을 건강하게 하는데 이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노작의 기쁨 나눠주고파

신 지도교사는 회원들이 4-H활동을 통해 노동에 대한 가치를 재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지·덕·체는 알고 습득하기 쉽지만 ‘노’는 아이들이 힘들게만 생각하고 시작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기성중4-H회는 농촌에 위치한 학교이기에 이런 노작활동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다고 한다.
미소와 함께 4-H를 지켜가고 있는 기성중학교4-H회가 다가오는 세대를 튼실히 준비해 시대를 이끌어가는 일꾼을 배출하기를 소망한다.
 〈오상록 기자·evergreenoh@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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