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은 지 회원 〈전북 부안여자상업고등학교〉
아침 일찍 준비해서 한국4-H회관에 도착할 때까지 장시간의 버스탑승과 스르르 감기는 눈 때문에 첫날에는 지치고 힘들었었다. 그래도 첫날 들었던 강의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자신감’이라는 한 단어였던 것 같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자신감이라는 그 한 단어를 마음속에 새겨놔야겠다.
그리고 둘째 날.
본격적인 서울현장체험학습이 시작됐다. 여비로 받은 1만7000원을 가지고 아끼고 아껴서 지하철도 타고, 밥도 먹으면서 마치 내가 서울사람이라도 된 것 마냥 즐거웠다.
우리 조의 처음 목적지는 창신동서민밀집지역. 지하철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언덕 위에는 많은 집들이 보였다. 입이 쩍 벌어졌다.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움직였는데 걸으면 걸을수록 심해지는 경사 때문에 반절도 못 움직이고 주저앉고 말았지만,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과 올라가는 길 초반에 보였던 많은 상가들이 생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던 것 같다.
그 다음 코스는 경복궁. 사실 내가 서울현장체험학습을 온 이유 중 하나가 이 경복궁이었다. 초등학교 때 보았던 경복궁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던 나는 그곳에 가서 몇 달 전에 안타까운 사고로 보수공사가 한창인 숭례문을 봤다. 안타깝게도 이제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없게 막아 놔서 ‘빨리 예전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경복궁에서 주어진 임무는 외국인에게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물어보기였다. 서투른 영어실력으로 조심조심 물어봤다. 처음 만난 외국인은 내가 자신의 말을 못 알아듣는 것 같았던지 쉽게 말해줘서 당당하게 해석해 활동일지에 적어 놨다. 그리고 어느 한 외국인은 나보고 영어를 잘한다고 말을 해줘서 부끄럽고 쑥스러웠지만 더 당당하게 물어보고 다닐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교보문고. 전주에도 교보문고가 있지만 이렇게 크지 않다. 들어가자마자 또다시 입이 쩍 벌어졌다. 책을 한 권 샀는데 ‘연을 쫓는 아이’라는 책이다. 아프카니스탄이라는 배경이 마음에 들어서 사게 됐는데 잘 산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렇게 책을 구입하고 연세대로 출발했다. 역시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대학이라 그런지 큰 건물들과 바쁘게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역동적인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곳에서 대학생들의 전공과 진로를 물어보았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가고 싶은 과의 학생들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그리고 그곳에서 4-H와 부안에 대한 설명을 같이 했는데, 부안은 알지만 4-H에 대해선 많은 사람이 알지 못했었다. 작은 내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4-H에 대해서 알았으면 좋겠다.
그런 다음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모여 뮤지컬 ‘두근두근’을 봤다. 소극장이라는 곳을 한 번 가보고 싶었고, 그곳에선 어떤 공연을 하는지 궁금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 궁금증이 풀렸다.
처음에는 내가 길을 찾아가야 된다는 사실이 두렵기만하고 무섭기도 했지만 막상 도전해보니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내가 자신감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제는 도전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취업문제를 열심히 해쳐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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