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15 격주간 제674호>
4-H청년농업인 호주·뉴질랜드 연수기 〈하〉

지역 일꾼으로 성장하는 밑거름 된 연수
 
김 진 용 〈전북4-H연합회 직전회장〉

〈지난호에서 이어짐〉
3월 2일 호주를 떠나기 위해 새벽 4시 오클랜드 공항으로 향했다. 오전 9시 50분 시드니 공항에 도착하니 촉촉한 비가 우리를 반긴다. 버스로 시드니에서 남동쪽으로 이동, 팜스테이 농장인 Mow bray park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단체 팜 스테이를 시작했다. 조용하고 아늑한 농장에 여러 가지 편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바비큐 시설, 수영장, 승마장, 카누 호수, 테니스장, 축구장 등 다양한 레포츠시설이 갖추어진 곳이었다. 시설을 둘러보고 농장에서 준비한 야채를 곁들인 스테이크는 연수 과정 중 가장 맛있는 점심으로 기억된다.

효율적이고 유익한 체험활동

식사 후 트랙터에 대형 리어카를 달아, 그것을 타고 팜스테이를 즐겼다. 소젖 짜기와 양털 깎기, 밀가루 반죽을 나무 가지에 돌돌 말아 장작불에 구워 시럽을 곁들여 전통 차를 마시는 체험, 채찍을 이용하여 ‘탁’하며 강한 소리를 내는 묘기를 흉내 내는 체험, 넓은 초지에서 부메랑을 던지며 즐기는 놀이로 체험을 마쳤다. 모두가 처음 하는 사람에겐 흥미와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체험들이었고, 농장 쪽에서도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어서 실속 있게 보였다. 체험농장을 준비하는 몇몇 연수생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즐기는 저녁식사 후에 모닥불 앞에서의 맥주 파티는 하늘의 초롱초롱한 별들과 어우러져 낭만적인 시간이었다. 한 명씩 돌아가며 10년 후 나의 모습, 미래의 모습을 이야기하며 자기의 꿈을 나누는 시간 또한 진지하며 의미 깊었고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숙소로 돌아와서도 오랜 시간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호주 농업의 경쟁력 느낄 수 있어

3월3일 짧은 호주연수의 마지막 날, 플래밍턴 도매시장 견학 후 2000마리 규모의 낙농 농가를 방문했다. 저지종과 홀스타인 종 2000마리를 하루에 3번 착유해 하루 7만4000리터를 생산하는 남반구에서 젖소농장으로 가장 큰 규모의 Leppington pastoral company농장이었다. 많은 두수를 방목할 수 없어 토지에 계분과 우분을 섞어 살포해 사료작물인 옥수수, 나이아그라스, 호밀 등을 재배하고, 수확 후 TMR사료를 만들어 급여하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100여명의 직원이 착유, 큰 소 관리, 송아지 관리, 기계관리, 초지 조성 등 모든 작업이 분업화되어 폐사율을 최소화하고 최고량의 우유를 생산하는 것이 농장의 목표였다.
겨울에 호밀을 파종하기 위하여 제초제를 살포하는 모습이 뉴질랜드 농장과는 정반대인 시스템이어서 낯설었지만 한국 현실과 맞는 시스템이었다. 왜 호주산 축산물이 세계에서 경쟁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회가 되었다. 드넓은 초지에서 적은 투자비로 쉴 틈 없이 생산되는 풍부한 사료작물을 이용한 집약적 축산이 무서움을 느끼게 한다.
농장을 나와 현지 뷔페식으로 점심을 먹고, 시드니 자유시내연수를 위해 오페라 하우스로 향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과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오가며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생동감이 느껴진다. 광장에 모여 기본적인 설명을 들은 후 자유롭게 시내 투어를 시작했다. 각자가 가보고 싶은 곳을 정해 움직였다. 이젠 다들 자신감이 생겨 눈치 볼 것 없이 자신 있게 목적지를 향하는 모습이 현지인 다된 것 같다. 우리 조는 시드니 번화가로 이동하여 쇼핑을 하며 시내를 활보하다 해질 무렵 야경이 아름다운 부둣가인 달링하버에서 야외 바 한쪽에 자리를 잡고 맥주와 함께 여유를 즐기며, 호주연수 마지막 밤이 깊어감을 아쉬워했다.
3월4일 출국을 위해 오전 6시에 시드니 공항에 도착, 연수시간이 짧아 아쉬움이 큰 호주를 뒤로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우리 농업과 나 돌아보게 돼

호주와 뉴질랜드의 유제품 95%가 수출이 된다. 이같이 활발한 수출농업으로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농업과 나는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국내 현실에 아둥바둥하며 신세한탄만 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10시간 30분을 소요하여 인천 공항에 오후 5시 40분 도착, 마지막 일정인 평가회를 하기 위해 본부로 향했다.
3월 5일 한 명도 빠짐없이 본부에 모여 롤링페이퍼로 연수생 한 사람 한 사람의 느낌을 나누며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였고, 내년에 더 나은 연수를 위해 설문지를 작성하며 좋은 점과 보완해야 할 점들을 나눴다. 모두가 짧게 느껴진 연수였지만 4-H활동을 하며 얻은 값진 선물로 기억할 것이며, 지역의 일꾼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연수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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