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현 자 지도사>
|
지난 1998년 4-H업무를 처음 맡게 되었고 그 일이 어떤 것인지 채 알기도 전에 현재 4-H국제교류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계신 이양재 소장님을 모시게 되었다. 내게는 혹독하게 느껴지는 청소년 육성 담당자에 대한 훈련이 시작되었다. 모든 행사에는 성실한 자료가 필요했고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면 어김없는 질타가 이어졌으며, 준비성이 없으면 목청높인 꾸지람으로 얼굴을 붉게 물들게 하셨다.
나름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의 나는 경직된 마음으로 4-H이념을 청소년들에게 지도했고, 그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걸 안타까워하며 4-H육성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던 나에게 소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의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청소년 때 4-H활동을 하던 시절 어느 지도사 선생님이 해 주신 한마디가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소신을 가지고 일을 해 보라”고 말이다. 행운과 성취를 상징하는 네잎클로버가 내 마음 속으로 녹아든 날이었다. 사람이 살면서 어떤 계기와 맞부딪히는 것과 존경할 수 있는 스승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큰 행운이다. 나는 이 두 가지를 같이 얻었고, 그 후에도 좌절되는 순간이 가끔 있었지만 점점 4-H육성에 흥미를 느끼고 농심(農心) 지킴이로서 4-H를 육성해야겠다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
4-H가 생겨나게 된 원천지가 농촌이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농업기술센터에서 4-H육성을 하는 이유는 4-H가 농업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 4-H담당지도사들은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 농업은 식량을 생산하는 1차적인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2차, 사회·심리적으로 풍요로움을 나누게 되는 3차적인 의미까지 있다. 4-H노래를 하면서 후렴구에서 킥킥거리는 학생4-H회원들에게 청소년 달 행사, 야외교육행사로 농촌테마마을로 가서 옥수수 따기, 감자 캐기, 한지공예품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를 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연에 몰입을 하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4-H교육을 할 때는 예쁜 바구니에 식물심기, 돌에 철쭉심기, 숯부작, 토피어리, 테라리움 등 오랫동안 지켜보고 가꿀 수 있는 식물 심기 과제를 선택해서 흥미를 북돋아준다. 견학을 갈 때 식물원과 농원을 선택하면 처음에는 자극적이지도 크게 흥미롭지도 못한 활동에 아이들은 소극적이지만, 견학을 하고 농업관련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느새 동질화되고 있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사람과 자연이 교섭하는 것이 바로 농업이다.
선진국은 교양농업교육에 열을 올린다고 한다. 4-H연령이 9세로 낮춰진 지금 초등학교4-H회원들에게 적용하는 농심 과제는 큰 효과를 발휘한다. 밭에서 캔 감자로 감자송편을 만드는 체험은 아이들에게 농업이 무엇인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는 경험이 된다. 웰빙을 넘어 로하스로 향하는 현재의 이 시점에 농심을 가꾸는 4-H회 육성을 담당한 지도사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는 항상 염두에 두고 지도 현장을 지켜야 할 것이다.
올해 수원에서는 노는 토요일을 이용한 청소년 자연농업교실을 기획했다.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둘째 토요일에 농촌체험활동과 농심함양 과제실습을 위주로 실시하는 프로그램으로 수원시 전 초·중·고등학교에 4-H회가 육성되고 있지 않아 생기는 문제점을 지역4-H회로 조직하여 이끌어 갈 목적이다. 부모님도 함께 참여시켜 4-H조직의 필요성과 농업의 중요성도 함께 홍보할 이 체험교육이 수원4-H의 확고한 자리매김으로 되기를 기대한다.
〈경기 수원시농업기술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