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1 격주간 제920호>
[특별인터뷰_최달연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청년농업인 육성은 농업ㆍ농촌 지속적인 성장의 원동력

본지는 지난 1월 1일자로 취임한 최달연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달 20일 경남농업기술원 원장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는 고문삼 한국4-H본부 회장, 나용준 경남4-H본부 회장이 자리를 함께 했으며, 최 원장은 취임소감과 더불어 경남 농업ㆍ농촌과 4-H운동 발전을 위한 계획과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최달연 경남농업기술원장과의 일문일답.

최달연 경남농업기술원장은 청년농업인 육성은 4차 산업혁명시대 속에서 농업·농촌이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강조한다.


Q. 원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이 생긴 이래 112년 만에 첫 여성원장이다. 먼저 취임 소감을 한 말씀해 달라.
먼저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상담사 역할을 하면서 농업인들의 응원을 많이 받았다. 경남의 농업기술을 책임지는 수장이 되어 영광스러우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지만, 아낌없이 보내주신 ‘응원’에 힘입어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Q. 경상남도가 당면하고 있는 농업 부분에서의 이슈는 무엇인가?
경남은 우리나라 최초로 시설재배가 이루어진 곳이다. 2018년 기준 9,743ha로 전국 최고의 면적을 자랑하고 있으며, 21년 연속 신선농산물 수출 1위를 달성하고 있다. 겨울철 따뜻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 자연재해가 적고 시설재배 기술이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다.
경상남도의 농가소득은 3,752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농촌진흥조직에 몸담고 있는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농업인에게 보조사업 등으로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농업현장에서 컨설팅을 통해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도록 노력하겠다. 그렇게 된다면 농업인의 애로사항은 해결될 것이고, 새로운 농업기술로 농가의 소득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 경남의 시군농업기술센터는 행정조직과 통합되어 농촌지도사업이 많이 위축되어 있지만, 몇몇 시군에서 다시 농촌지도사업을 통해 농업인의 호응을 받고 있으며, 향후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Q. 4차 산업혁명시대에 경남농업 발전을 위해 경남농업기술원이 추구하는 목표와 방향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과 포부는?
최근 농업·농촌 최고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고령화, 개방화, 청년농업인 등 신규농 진입 부족 등으로 우리의 농산업이 약화되고 있다. 우리 경남 또한 이러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남 농업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먼저 젊은 인력의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노령화로 노동력이 점차 줄어들어 가고 있는 농촌에 젊은이들의 과감하고 경쟁력 있는 경영은 우리 농업·농촌 유지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원에서는 ‘찾아오는 경남 청년농업인 육성사업’으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 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지역 시군단위 원스톱 청년농업인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신규 청년농업인의 유입을 유도ㆍ지원하면서 지속가능한 농업성장동력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경남형 스마트농업 기술개발과 기반을 구축하겠다. 생산성 향상과 지속가능한 농업기반 조성을 위해 스마트농업 실용화에 적극 나서겠다. 데이터 기반의 ICT 융·복합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고, 미래성장을 주도하는 스마트팜 빅데이터를 수집·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농업기술 수준을 가진 네덜란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세 번째로 신선농산물 수출 확대와 현장기술 지원에 더욱 힘쓰겠다. 딸기, 버섯, 미니파프리카 등의 신선농산물 수출 맞춤형 품종을 연구개발하고, 신선농산물의 수송안전성 강화와 수출규격화를 위한 기술을 보급하는 등 22년 연속 신선농산물 수출 1위를 달성하기 위해 농가현장 애로 해결 기술지원을 꾸준히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가공창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도내 생산량이 많은 양파와 마늘, 과일 등의 경우 출하량에 따른 가격변동이 심하고, 생과에 비해 가공·소비 비율이 매우 낮다. 따라서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보급하고, 시군 농산물종합가공센터의 창업교육을 통해 소규모 창업 기술지원에 힘을 쏟고, 지역대학ㆍ중소기업ㆍ선도농업인 등과 연대하며,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확산토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선호 신품종 육성 등 농업 신성장동력 창출에 힘쓰겠다. 종자 확보는 미래농업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문제이다. 식용곤충의 새로운 기능성을 규명하고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로 소비를 확대시켜 곤충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

Q. 농가인구 감소, 농촌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청년들이 농업·농촌에서 꿈을 갖고 미래를 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이 있다면?
가장 먼저 청년들이 찾아오고 머물고 싶어 하는 농업·농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들에게 우리 농촌이 희망을 발견하고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경남농업기술원에서는 ‘찾아오는 경남 청년농업인 육성’을 목표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청년농업인의 안정적 영농정착과 청년 농·창업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먼저 청년농업인 소통·협업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고 있다. 청년4-H 과제교육, 글로벌 네트워크 활동, 품목네트워크 자율모임활동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전 시군에 조직된 청년4-H회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자율적 영농과제활동과 교류행사, 자율모임활동을 통해 자신들만의 영농문화를 만들고 공유하며, 농촌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또한 청년농업인의 역량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청년들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돕고, 경영역량을 갖춘 농업전문경영인으로 육성하기 위해 도에서는 ‘청년농 Start-up 청년농업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영농현황분석 및 진단, 영농계획 및 전략 수립, 조별 협업과제 수행, 사업계획 발표 등을 통해 농업경영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젊은 농업전문경영인을 육성하고 있고, 첨단기술공동실습장(ATEC)을 적극 활용한 스마트팜 청년 기술교육 추진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ICT 활용 미래형 스마트농업을 이끌 농업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세 번째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및 청년농창업 기반조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청년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신기술을 활용하여 영농에 정착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조성을 위해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사업을 지원하고 있고, 농업현장에서 축적·검증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차세대농업인 성공모델 육성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Q. 인력육성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인력육성, 특히 4-H가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한 생각은?
고령화, 저출산 등으로 농촌인구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우리 농업·농촌 위해 후계세대 육성은 필수불가결한 일이며, 그 중심에 4-H가 있다고 생각한다. 4-H이념과 철학은 우리 농촌 곳곳에서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우수한 농업인재를 배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력육성은 우리 농업의 미래를 이끌 미래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은 급변하고 있지만 4-H이념의 본질은 변하지 않으며,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에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능력과 인성을 겸비한 전인격적인 인재가 필요하며, 이 중심에 바로 4-H가 있다.

Q. 끝으로, 4-H청소년과 청년농업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모든 것은 농업·농촌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 얼마나 훌륭한 인적자원이 유입되고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4-H청소년과 청년농업인은 우리 미래사회의 희망이고 주인이다.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에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이 나온다.  역경과 차별에도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그 누구보다 높고 빠르게 날 수 있었던 주인공 조나단 리빙스턴처럼 눈앞의 유행적 가치를 쫓기보다는 자신만의 소질과 적성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길 바라며, 4-H활동을 통해 실천하는 자세로 우리 농업·농촌과 사회를 이끌 미래주역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
오상록 기자 evergreenoh@hanmail.net

최달연 경남농업기술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고문삼 한국4-H본부 회장(네 번째), 나용준 경남4-H본부 회장(세 번째)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 최달연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은
최달연 경남농업기술원장은 산청 출신으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다.
국립경상대학교대학원에서 농학박사를 취득한 최 원장은 1984년 통영군농촌지도소에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삼천포시, 진주시, 창원시농업기술센터를 거쳐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 근무하며 ‘농촌여성을 위한 기술교육 활성화방안’외 논문 7편, 지역특산자원 상품화 등을 위한 두뇌개발 키즈푸드 등 13종을 개발하고 4건에 대해 특허를 등록하는 등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전문가로서 경남의 농업ㆍ농촌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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