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1 격주간 제920호>
[회원의 소리] 너무나 감사하고 값진 경험, 4-H
이 은 제 (강원도4-H연합회 회장)

나는 기계공업고등학교 건축과를 나오고 대학교는 컴퓨터전공을 하였으며, 직장은 대기업 마트 총무로 일을 하였는데 돌이켜보면 전부 다른 분야에서 시간을 보냈다. 직장생활 4년차 되었을 때는 문득 ‘이렇게 일만 하는 게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일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이윽고 회사생활을 접고 시골로 돌아왔다.
그 뒤 홍천군농업기술센터를 드나들며 농업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고, 교육을 받다 보니 산마늘이 나에게 맞는다고 느껴 이듬해 가을 산마늘 농사를 시작하게 됐다. 내가 있는 곳은 산골 오지다. 1년 내내 사는 집은 우리집을 포함하여 2가구. 그러다보니 주변에 또래가 없어 부모님이 직장으로 출근하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어느 가을날 어머니께서 4-H라는 청년농업인 단체가 있다고 하셨다. 궁금했고 기대됐다. 이듬해인 2015년 1월 연시총회 시작으로 그렇게 4-H는 나에게 친구이자 안식처가 되었다. 처음에는 놀랐다. 주변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던 청년들이 많이 있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다면 이런 느낌일까? 그 뒤에 드는 감정은 ‘더 가까워지고 싶다’였다. 이후 4-H활동이 있는 날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매번 나갔다. 다들 멋진 형, 착한 동생들이며, 농업 선배였다.
4-H에 대한 열정과 애착이 생기니, 회사에서 총무를 했던 경험을 살려 이곳 4-H연합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졌다. 총무와 부회장을 거쳐 2018년에는 홍천군4-H연합회 회장을 맡게 되었다. 회장으로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행사라면 홍천군 4-H야영대회 봉화식이다. 평소 선배들에게 얘기만 듣다가 직접 해보고 싶은 도전의식이 생겼다. 불이 처음에 잘 붙지 않아서 당황했지만 다들 힘을 합쳐 불을 붙였고 성황리에 대회를 마쳤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며 서로 우정을 나누고 결의를 다짐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다년간의 4-H활동으로 예전의 나와는 많이 다른 나로 변해 있었다. 4-H활동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였고, 이를 통해 나는 세상을 보다 넓고 다양하게 바라보는 시야를 갖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생각한다. 예전에 회사생활을 계속 했더라면, 4-H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디서 이런 멋진 경험을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고 배울 것도 많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고 했다. 2020년 나는 강원도4-H연합회 회장이다. 나는 혼자가 아니며, 곁에는 젊고 훌륭한 4-H회원들이 함께 한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라는 모토 아래 4-H정신을 통하여 우리는 더욱 성장할 것이고 성장과 더불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면 앞으로 농업·농촌의 리더로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강원도4-H연합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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