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5 격주간 제913호>
RCEP 타결로 농업계 분노 최고조

정부의 농업 포기 규탄…대규모 집회 예고

정부가 지난 4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문 타결을 발표하자 농업계의 반발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정부가 농업 부문에서 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더이상 주장하지 않기로 밝힌 지 불과 10여일 만에 전해진 소식이라 농업계의 충격과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국농업인단체연합(상임대표 고문삼)은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RCEP 협정문이 타결됨에 따라 농산물 시장 개방 가속화로 인한 농업 피해가 자명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특히, RCEP에는 중국을 비롯한 농업 강대국이 대거 포함돼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은 RCEP 국가에 31억5,000만 달러(3조6,552억원)의 농산물을 수출하고 66억8,000만 달러(7조7,515억원)를 수입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두 배가 넘을 정도로 무역 불균형이 심하다. 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해 농업 수출 강국이 다수 포함돼 있어 향후 회원국 간 농산물 수출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단연은 “RCEP 체결 시 타 산업보다 농업부문의 피해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거대 경제 블록 형성을 통한 안정적 역내 교역·투자 기반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만 강조하고 있어 농업계의 실망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또한 성명에서 “아세안, 중국 등과는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RCEP 협상 수준에 따라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며 “WTO 농업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기로 한데 이어 또 다시 RCEP을 타결해 농업계는 농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게 된 상황에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업인단체연합은 15개 회원단체와 함께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한편, 13일 여의도에서 ‘전국 농민 총궐기 대회’를 개최해 250만 농민을 저버리고 농업을 홀대하는 정부에 강력한 규탄 의지를 전하고 관련 대책을 촉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동욱 기자 just11@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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