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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1 격주간 제91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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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짓밟은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
농민단체 “통상주권, 식량주권 포기나 다름없어”
정부가 농업 부문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25일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전국의 농민단체들은 사실상 이미 정해진 정부의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개도국 지위 포기 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농축산연합회(회장 임영호)와 농민의 길(상임대표 박행덕), 한국농업인단체연합(상임대표 고문삼) 등 주요 농업인단체는 지난달 24일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개도국 지위 유지 관철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합동 농업계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서 농민단체들은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 산업통상자원부 회의에서와 같이 농민단체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회의 진행이 이뤄지려 하자 강력히 항의하며 회의는 파행을 거듭했다. 또, 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도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회의가 지연되기도 했다.
고문삼 한국농업인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그동안 산자부를 비롯해 여러 차례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해 왔다. 정부가 WTO 개도국 포기 결정 이후 농업 분야에 미칠 영향 평가 자료나 피해 대책안을 갖고 왔다면 논의가 진전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단지 농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는 형식만 갖춘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대해 당장 농업계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하는 자세는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동욱 기자 just11@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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