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5 격주간 제907호>
[학교 4-H 탐방] 4-H활동으로 자연 사랑·생명 존중을 배운답니다
경북 상지여자상업고등학교

<이일경 교장>
1973년 정식 인가를 받아 개교한 상지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이일경·경북 상주시 함창읍 함창중앙로)는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가톨릭 학교다. 2014년 도교육청 지원 특성화고등학교로 선정돼 간호회계 및 금융회계에 특화된 학교로 면모를 갖췄다. 올해엔 부사관과가 신설돼 장래 직업군인을 꿈꾸는 학생들의 지망이 늘고 있다. 전교생은 270명.
상지여자상업고4-H회(지도교사 장지영·회장 안정민 3학년)는 2015년부터 장지영 지도교사가 4-H회를 맡으면서 활동을 넓혀 나가고 있다. 우선 4-H활동의 꽃인 과제활동으로 토끼 기르기, 표고버섯 재배, 멸종위기식물 키우기, 목공예 활동 등을 통해 농심을 함양하고 있다. 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우와 소외된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지역사회에 따뜻한 나눔의 정을 불어넣고 있다.
장지영 지도교사와 함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토끼 사육장. 교복을 입은 회원 서넛이 토끼 먹이를 주고 있었다. 토끼 네 마리, 닭 네 마리로 시작한 탓에 ‘토꼬댁 하우스’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작년 봄, 장 지도교사와 회원들이 재료를 구입해 손수 지어 그만큼 애정이 남다르다. 지금은 닭은 모두 내다 팔고 토끼는 여덟 마리로 식구가 늘었다.
사육장 바로 옆엔 버섯 재배사가 자리 잡고 있다. 50㎡ 가량 되는 하우스 안에는 종균을 심어 놓은 참나무가 가지런히 세워져 있었다. 지난해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자동급수시스템을 설치하고, 창문도 자동 개폐되도록 설비를 갖춰 놓았다.
또한, 경북 포항에 있는 기청산 식물원에서 멸종위기식물을 기증받아 학교 화단에 예쁘게 심어놓고 가꾸고 있다. 회원들은 이름도 생소한 꽃과 나무들이 햇볕을 받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물도 주고 잡초도 뽑으면서 아름다운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동아리실 일부를 개조해 마련한 공간에서는 목공예 활동이 이뤄진다. 연필꽂이, 도마, 냄비받침 등 생활용품을 주로 만드는데, 오랜 노력 끝에 각자 디자인한 창작물이 완성되었을 땐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고. 요 근래 주목받고 있는 메이커 활동인 셈이다. 매년 10월 열리는 학교 축제인 ‘백합축제’에 전시를 하곤 하는데, 학교 선생님들이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입해 회원들의 활동에 간접적으로 참여도 하고 있다.
따뜻한 마음이 담긴 상지여상 4-H회원들의 봉사활동은 지역사회를 훈훈한 사랑으로 채우고 있다. 읍사무소와 연계한 김장 담그기를 통해 지역 소외계층 70여 가구에 김치를 나눠주었으며, 해마다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우들에게 위생용품과 쌀, 라면 등 생필품을 제공해주고 있다.
장 지도교사의 교육관도 들을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무엇이든 융합할 줄 아는 사람이 미래의 중심에 있을 겁니다. 그러려면 많이 경험하고, 배우고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득기소(各得其所)’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어딘가에서 소중한 역할을 하며 세상의 한 부분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원들이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상지여자상업고 4-H회원들이 우리 사회 곳곳을 아름답게 물들이며 건강하게 성장하길 기대한다. 
정동욱 기자 just11@4-h.or.kr

지역의 소외된 이웃에 나눠줄 김장 담그기를 하고 있다.
 
토끼와 닭을 키울 사육장을 장지영 지도교사와 회원들이 직접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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