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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공부방을 남기고 떠난 폐품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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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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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내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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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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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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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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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성동구 용답동 동사무소 지하에 문을 연 30석 규모의 창소년 공부방 한족 벽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 이 공부방은 국민기초 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살다 가신
고 홍종례 할머니께서 동네 청소년들을 위해 기증하신 시설입니다"
25년간 용답동에 사시다가 지난해 11월 사망한 고 홍종례 할머니. 1989년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도 없이 혼자 사시다가 폐지 빈병 수거 등을 하며 평생을 모아 온 3천여 만원을 동네에 기증했고 이 돈으로 공부방이 문을 열었다.
홍 할머니는 동사무소에서 매달 25만원식 생활비를 지급받아온 기초생활 수급자로 10년 전부터 매일 동네를 돌며 폐지와 빈병등을 모아 고물상에 파는 일을 했다. 종이 값이 박해 한달에 1만원을 넘기 힘든 벌이였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오랫동안 천식 당뇨 고혈압을 알아온 홍 할머니는 지난 해 8월 건강이 악화되자 자원봉사 도우미 유종순 씨를 불러
" 얼마되지 않은 돈이지만 동네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다"는 유언장을 작성해 동사무소에 내게 했다.
가재도구와 옷가지 등은 이웃이 버리는 것을 주워다 사용했던 할머니가 남긴 재산은 반 지하 샛방 전세금 2천만원과 통장에 든 돈 1춴 2백만원을 더해 3천2백여 만원.
할머니는 폐품 수집 외에 명절때 동사무소 사회단체등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위문품으로 주는 농협상품권 라면 휴지 등을 쓰지 않고 유씨에게 돈으로 바꿔 오라고 시켜 돈을 모았다.
할머니의 유산 처리를 놓고 고민하던 동사무소 측은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했던 할머니를 생각해 책상과 의자를 구입해 공부방을 만들었다.
홍 할머니는 의학 실습용 시신이 모자란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신도 장기기증 본부에 기증했다.
살아간다는 의미를 느끼게 해 주는 훈훈한 이야기이다.
우리의 모습은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더이상 무엇을 원망하고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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